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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일까요
결혼기념일 이런 단어도 오그라들고
모든 것이 후회스럽기만 하네요 ㅋㅋ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달까.
2010년 3월20일에 결혼을 했는데 눈 떠보니 2021년 3월20일,
세월아 희정아 잘 하고 있느냐.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남편이 나보다 괜찮은 아내를 만날 순 없을 거라는 것을. ㅋㅋ
남편이 십 년간 (마치 욕 같은 건 저의 심경 때문이겠죠)
유일하게 저에게 원했던 건 딱 한 가지.
저와 함께 필드에 나가는 것.
그 한 가지를 십 년간 들어주지 못했던 이유는
자아실현을 한다는 이유로 제 삶이 너무 바빴고
필드 위에서도 어차피 예준 생각을 할 거 같아서.
이제 아이 생각을 덜 하고 싶은 시기가 되었네요?
언제 골프를 시작할까 말까 망설이고 계시다면
아이가 사춘기가 올 무렵 시작하시면 됩니다, 어머님들!
날씨도 흐린 오늘 처음으로 필드에 올랐어요. ㅋㅋㅋㅋ
첫 필드는 공이 뒤로 가도 공이 식물처럼 땅으로 심겨도
혼자서도 지네들끼리도 흉보지 않을 멤버와 가야 한대서
망설임 없이 윤지네 부부와.
그동안 안 배우는 게 어쩌면 더 나았을 거 같은
저의 형편없는 실력에 제가 더 놀라버렸는데
남편도 윤지도 윤지 남편도 놀란 기색 없이
(심지어 캐디도 착한 분이)
원래 첫날은 산책을 하러 오는 거라면서 ㅋㅋ
얼마나 재밌게 해주던지.
제가 개인 레슨을 꽤 오래 받고도 이 모양인 것을 아는
세 사람은 제 흉이 아니라 급기야 프로 흉을 보기 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희정언니는, 희정누나는, 희정이는 아무 잘못이 없고
프로가 잘못 가르쳐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저를 웃겨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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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44분 예약이라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
제 맘처럼 날씨가 더 흐려지더니
부슬부슬 비까지 오고
앞팀은 홀아웃하고 집에 가버렸는데
윤지남편, 윤지, 저희남편은
골프를 오래 쳐왔고 골프 마니아들.
비와 바람을 즐기면서 치더라고요.
무서운 사람들일세.
어쨌든 저도 18홀 모조리 완주한 것에
의의를 두고 잘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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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코디해서 쏜 윤지 고마워. (고르는 것마다 비싸서 깜놀)
캐디피와 제일 중요한 분위기까지 책임진 윤지남편 너무너무 고마워.
골프장 쏜 남편 고마워 (회원권 아니고 오늘하루...말은 정확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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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20일의 기록 끝
(100살에도 취미로 골프를 칠 수 있기를 바라며
처음으로 필드에 선 오늘과 멤버를 기억해야지)
동반자 사진따위없다
내 사진만 올리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