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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더 어릴 적에도

힘든 순간순간이 있었는데

밤새 병실을 지켜야 할 때도

일을 그만 두어야지 라는 생각은 안들었어요.

오히려 장터일이 유일한 돌파구였고

생각의 전환점이었고 숨 쉴 수 있는 통로였어요.

아이 재우고 일하는 순간이 저에게 위로가 되었어요.


그랬던 제가 요즘

다람쥐장터를 한 3년간 쉬어야하나 생각이 들 만큼

잘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네요.


여러가지 일들이 막 겹쳐서

가정일도 아이일도 장터일도

진짜 제 의지와 노력과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네요 자꾸만.


밤에 자려고 누우면 "쉬어야 할 때인가" 생각만 들어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엄청나게 큰 회사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고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었고 책임지고 싶은 사람들이 곁에 있고

지금 일을 쉬면 쉬는 동안 어쩌면

휴식이 아닌 더 큰 전쟁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일을 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들어서예요. 

(돌아오고 싶거든요, 저는 제 일을 300살까지 하고 싶거든요.

출산하는 모든 지인들에게도

일을 그만두지 말고 바로 복귀하라고 강조해요.

다들 그 때 왜 언니가 그랬는지 알겠다며 잘 버티게 해줘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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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이에게 기계 장착하는 검사가 다음주에 또 있고

다음주를 시작으로 계속 큰 검사들이 이어지는

병원도 문제지만 사춘기도 왜 이렇게 빨리 왔는지.

요즘 초4는 신기하기만 하네.


예준아 혹시 이거 보고 있다면 나중에 이거 보게 된다면

엄마가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기억해주렴.

우리가 아무리 많이 싸워도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변함없고 엄마는 너에게 실망하지 않아. 예준이는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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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중에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이렇게 힘들었는데도 일을 쉬지 않고

계속했던 저를 정말 칭찬해주고 싶어요,


글로 다 쓸 수도 없는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 사정이 계속 몰려와서

매일 밤 주차장에서 울고 올라오는 이런 시기에

일을 그만 두지 않고 버텼던 과거의 저를

정말 꼭꼭 칭찬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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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아동 진로성격강점검사를 해서

어제 결과지를 나눠주셨는데

우리 예준이 대표강점이 학구열과 호기심.

엄마가 너에게 맞춰주도록 더 노력할게.

밥과 건강만 지겹도록 강조하지 않고 (맨날 이것 때문에 싸우지)

너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도록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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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엄마들 화이팅.

이 세상 모든 엄마들 칭찬해요.